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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 배급 정책과 모델을 설정하기 전에

❑ 독립영화 배급이란?

동 시대의 “독립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을 배급하는 행동. (이라고 하면 너무 동어반복인걸)

❑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네 가지 고려 사항

(1) 산업영화 배급의 목표가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만 있다면, 독립영화 배급의 목표는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만 머물러있어서는 안된다. 이익 창출이라는 목표와 함께, 당연히 더 많은 관객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고려되어야 한다.

Ⓠ 산업영화(영화산업)의 최대 목표가 오로지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만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본다. 상업 영화의 최대 목표는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많은 관객이 보기 원하는 것은 많은 유료 관객이 영화를 볼 때, 많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 산업 영화의 박스오피스가 입장 수익으로 계산되는 것은 관객을 수익으로 치환하기 때문에 가능한 논리다. 무료 관객은 중요한 관객이 되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아예 관객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박스 오피스의 논리다. 산업 영화가 장기 상영을 하는 경우는 장기 상영을 통한 수익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2) 독립영화 배급은 산업적 영화 제도와 제도 밖을 함께 사고하여야 한다. 독립영화 배급을 위해서는 산업적인 영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으며, 산업적 영화 제도 밖을 적극적으로 개발해낼 필요도 있다. 전자의 영화 제도를 통해서 영화를 수용하는 관객층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나갈 필요성과 시장을 통한 이익 창출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며, 후자의 경우 산업적 영화 제도가 배제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산업적 영화 제도를 통해서는 만날 수 없는 관객들을 직접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질서 여하에 따른 시장 배급과 계획 배급, 대가 유무에 따른 유상 배급과 무상 배급 등의 다양한 원칙들이 독립영화 배급 제도 안에서 효율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배급과 계획 배급은 독립영화 배급의 시장 개입과 공공 지원을 통한 배급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으며, 유상 배급과 무상 배급은 독립영화가 배급의 목표로 설정한 관객이 누구인가 등에 의해 구체화될 수 있다.

(3) 독립영화 배급의 창구(Window) 전략은 최대한의 이익 창출을 하기 위한 영화 산업의 순차적 창구 전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 창출과 더 많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아울러 계열화된 창구 전략과 각각의 창구전략은 시장 배급과 계획 배급, 유상 배급과 무상 배급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구체화 되어야 한다.

Ⓠ 영화 산업의 창구 전략은 어떻게 구성되었나?
영화 산업의 창구 전략은 크게 보면 상영 시장 + 부가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Pay-TV, Cable TV, 인터넷, DVD/VHS, 지상파TV 등이 언급될 수 있겠지만, Pay-TV와 DVD/VHS 배급의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관련 매체 시장에 해당 판권을 판매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부가 시장으로 묶는다. (영진위의 정책 방향이 그렇다.)
왜 그런지는 영화가 산업화되는 과정을 찬찬히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애초에 영화 산업의 시장은 영화관을 중심으로 한 상영 시장뿐이었다. 이후 등장한 TV는 처음에는 경쟁 매체였는데, TV랑 경쟁하던 영화 산업은 수익률이 저하되고 있던 5~60년대 기존에 만들었던 영화들의 아카이브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고, TV는 아카이브를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처음 영화산업이 TV를 시장화하는 방식이 방영권을 판매하는 것이었고, 이런 방식은 새로운 매체에 등장할 때마다의 접근 방식으로 채택되어졌다. 물론 영화 산업이 수평계열화하는 방식으로 복합미디어기업화되면서 다른 매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그리고 판권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서면서 단순 판권 판매 방식에서 많이 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가 시장으로 묶어서 사고하는 구태는 이곳저곳에 남아있다.


(4) 독립영화 배급은 영화를 배급하는 행동이므로, 산업적 영화 배급 제도 내의 창구들을 통해 영화를 배급하는 것을 포함하되, 산업적 영화 배급 제도가 현재 포기한 배급 창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개입하고 있지 않은, 그러나 매체 환경의 발전으로 인해 접근 가능한 새로운 창구도 독립영화의 배급에 적절한가의 여부를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 산업적 영화 배급 제도가 현재 포기한 배급 창구 : 비극장 배급
    산업적 영화 배급 제도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지 않은 배급 창구 : 인터넷

(최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나, 불법복제 등의 가능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들. 할리우드 보다 규모가 작은 영화들의 경우, 수익이 창출된다면 인터넷을 복제 때문에 외면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추가로 창출하기 위해서 관련 판권을 팔아버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할리우드 영화는 불법 복제의 가능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인터넷 시장에 참여해지 않았다. 최근 불법 복제 규모가 너무 크다는 판단 속에서 양성화를 통해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창출하기 위해 개입하고 있다.)


❑ 독립영화 배급과 관련해 유의할 점

(1) 독립영화 배급은 영화의 ‘공공 배급’이나 ‘비영리적 배급’과 다르다.
독립영화 배급에 계획배급, 무상배급의 방식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지만, 이것을 영화의 공공 배급이나, 비영리적 배급과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계획 배급의 경우 ‘공공 배급’의 형태로, 무상 배급의 경우 ‘비영리적 배급’으로 구체화될 수 있으나, ‘공공 배급’과 ‘비영리적 배급’은 독립영화 배급만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공공 배급’과 ‘비영리적 배급’은 산업 영화의 배급도 정책적으로 포함된다. 예를 들어 도심 이외에는 상영될 기회가 없는 미국 이외의 국가의 영화를 다양한 지역에 상영하는 것은 ‘공공 배급’ 정책에 포함될 수 있으며, 산업영화라 하더라도 일정한 판매 시기가 지난 영화들(이른바 고전영화)들을 상영하는 것(시네마테크적 상영)도 ‘공공 배급’ 정책에 포함될 수 있다. 그리고 ‘비영리적 배급’은 다양한 영화를 영화 교육이나 문화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무료 상영 등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독립영화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2) 독립영화 배급은 독립영화 상영과 동의어가 아니다.
독립영화 상영은 독립영화 배급 활동의 하나의 창구 활동이다. 독립영화 배급 과정을 통해 관객이 영화를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영 이외에도 DVD/VHS 구매 혹은 대여 후 관람, 방영에 대한 시청 등 다양하다.

(3) 배급할 독립영화에는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섞여 있다.
배급할 독립영화에는 극화된 영화(실사영화, 애니메이션영화 등)와 비극화된 영화(다큐멘터리영화, 실험영화 등)이 섞여 있으며, 상영 시간도 장편, 중편, 단편 등 다양한 영화들이 섞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영화의 배급 방식은 한 가지 방식으로 통일될 수 없다.
산업영화의 배급이 순차적 창구 전략이라는 단일 포맷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에는 극화된 장편영화를 주요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비극화된 영화의 경우도 산업적 영화 배급 제도를 통하기는 하지만, 이는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한적 경우에만 작동된다.
독립영화의 배급은 다양한 종류와 다양한 카테고리의 영화들이 배급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4) 독립영화 배급에는 직접 배급과 간접 배급의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
독립영화 배급에는 매개자가 없는 직접 배급과 매개자가 있는 간접 배급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산업 영화의 경우, 제작-배급-상영 등을 적극적으로 분리하지만, 이런 방식은 각각의 역할들을 포디즘 방식으로 분리시킨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독립영화 배급의 경우, 수용자와 제작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직접 배급의 방식이 영화 산업의 배급 방식과 매우 다른 배급 방식으로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직접 배급의 경우에도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 배급 모델을 고민할 때에는 직접 배급 방식의 현실적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한독협 배급위원회의 독립영화 배급 조직 설립 고민과 독립영화 배급 지원센터의 설립 및 운영 방식, 독립영화 배급사에 대한 지원 등 배급 매개자를 통한 간접 배급 방식을 정책화할 경우 직접 배급과 간접 배급이 가져올 차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5) 독립영화 배급의 이익 창출에 대한 섬세한 고민이 필요하다.
독립영화 배급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보다 섬세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은 독립영화의 배급이 영리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독립영화 제작-배급-상영 등 수용 채널 등 이른바 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여러 비용들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독립영화의 무상 배급은 계획 배급과는 달리 소모되는 비용을 회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용 회수가 불가능하고 비용들이 축적될 때, 지속적인 배급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독립영화 배급을 통한 이익 창출을 고민할 때에는 제작 시 들어간 비용부터, 배급과정에서 소모되는 P&A 등의 비용, 그리고 관객 수용을 위한 채널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비용들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이익 창출이라는 개념을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으로 볼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작-배급-관객 수용 채널에 참여한 각각의 활동 인자들에게 일정한 수익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상영 시 수익배분 방식, 필름(혹은 비디오) 렌탈비 책정, DVD/VHS 판매 시 수익 배분 방식 등이 적절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6) 제작 지원 비용 등은 일단 배급 이익 등의 고민에서 제외될 필요가 있다.
배급 이익을 산정할 때, 현행 공적 제작 지원 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제작 지원으로 인해 이미 제작비용이 일정하게 회수된 것이 아니냐고 판단할 수도 있고, 공적 지원이 제작비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지원제도를 두고 그런 부분들을 다 사고하기엔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이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작 지원금을 제작비의 회수로 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오히려 공적 제작지원금은 제작 이후 공공적 활용으로 해소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공지원 작품의 공공적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계획 배급 정책으로 공공 배급 정책이 구조화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공적 지원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공적 활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현재의 제작지원 사업은 독립영화의 배급 구조가 만들어져있지 못한 상태에서 독립영화의 지속적 제작을 위한 ‘안전판’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공공 배급 정책이 일정하게 구현되고 난 후 공공적 활용의 방식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7) 독립영화 배급의 고민은 제작 현실화라는 제작의 고민과 함께 가야 한다.
현 단계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사고가 현재 수준의 독립영화 제작 현황만을 수렴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현재 독립영화 제작 상황은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이며, 많은 제작 비용이 비현실적 금액 책정이나 추후 지급 등으로 유예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인건비 등 주요한 비용들은 누락되어 있다. 독립영화 제작 진영은 제작비 현실화 및 현실화된 제작비 규모 내에서 안정적 제작 구조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개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고민은 이런 제작 진영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가야한다. 영진위 지원금 더하기 지급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지급하는 비용만으로 대충 구성되어 있는 몇 백만원 단위, 혹은 천몇백만원 단위는 비현실적인 제작비 규모일 뿐이며, 이런 제작비 규모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화질과 사운드가 보장되지 못한다. 현재 통용되는 수준의 제작비를 두고 배급을 고민할 경우, 만들어지는 배급 모델은 몇 해가 지나지 않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 독립영화 배급 정책

독립영화 배급 정책 고민은 독립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독립영화 배급 전략”과, 배급의 결과로 수용하게 될 채널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독립영화 배급 환경 조성 전략”, 그리고 환경 조성을 위한 “공공 정책 제안” 세 축으로 구분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반복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독립영화의 배급 전략”은 ‘상영’ 등 관객들이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창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지 못한 상태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독협이 독립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를 개통하며 독립영화 웹스토어를 함께 개통한 것, 미디액트와 함께 독립영화 DVD 제작배급 사업을 진행하는 것, 한독협 배급위원회가 “공동체 상영운동 네트워크”의 구성을 주도하고, 워크숍을 하고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독립영화 배급 환경 조성”을 위한 전략의 좋은 예이다.

그러나 “배급 환경 조성”은 유감스럽게도 시장 논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성되기 어렵다. 현재 영화시장의 논리는 자본의 논리에 따르고 있으며, 자본의 논리 내에서는 독립영화가 상영될 자리가 없다. 한독협이 “독립영화 전용관”을 요구하고, “독립영화 DVD 제작배급 지원 사업”을 요구하며, 공동체 상영운동 활성화를 위해 “독립영화 (상영) 라이브러리”를 요구해 구축하고, 공동체 상영운동 활성화를 위해 공공적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상영관(혹은 공공 상영관)”이 설립을 요구하는 것은 “환경 조성을 위한 공공 정책 제안”의 예이다.
이를 구분하여 사고하지 않는다면, 배급 전략과 상영 전략 등 배급 환경 조성 전략이 혼동될 수 있고, ‘독립영화 전용관 상영 전략 및 운영 전략’과 ‘독립영화 전용관 설립 요구’가 쉽게 혼동될 것이다.

일단 배급을 위한 환경 조성 전략을 먼저 나열하고, 이에 따른 정책 요구들도 나열해 보자. 배급 환경 조성 전략과 정책 요구는 일단 창구별로 정리한다.

❑ 독립영화 배급 환경 조성 전략

(1) 극장 상영
◦ 상영관 확보 및 지원 : 공공적 운영 상영관, 공공적 지원 상영관, 그리고 상영 시장 내 다양성 확보
◦ 상영 인력 확보 및 지원 : 공동체 상영운동 교육 및 네트워크 지원

(2) 비극장 상영
◦ 상영 공간 확보 : 공간 대관 및 장비 지원 등
◦ 상영 인력 지원 : 공동체 상영운동 교육 및 네트워크 지원, P&A 지원 등

(3) DVD/VHS
◦ 총판 확보 : 독립영화의 시장 내외 판매를 위한 총판 확보
◦ 판매 및 대여처(자) 확보 : 독립영화 일반 판매 및 대여처 확보 (유무상 배급 포함)
◦ 구매 및 대여자 확보 : 판매 및 대여처(자)를 통해 확보

(4) 방송
◦ 지상파 방송 : 편성 확대 요구, 독립채널 설치 요구
◦ 케이블/위성 방송 : 판매를 위한 마켓 조성, 편성 요구, 독자적 PP 필요성 요구
◦ 퍼블릭 액세스 : 편성 전략 입안

(5) 인터넷
◦ 상영 : 다양한 상영 추진
◦ 판매 : 인터넷을 활용한 판매 사이트 확보
◦ 홍보 및 정보 제공: 독립영화 제작 및 배급, 상영, 판매에 대한 홍보 사이트 확보
◦ 커뮤니티 : 독립영화 마니아 등 충성도 높은 관객층, 수요층 안정적 확보

(6) 기타 뉴미디어 : DMB, IPTV, WiBro 등
◦ 구매 확보, 편성 확보, 독립 채널 확보, 퍼블릭 액세스 확보

(7) 해외 배급
◦ 국제 교류 확대 및 네트워크 조성
 
❑ 독립영화 배급 환경 조성을 위한 공공 정책 제안

(1) 극장 상영
◦ 공공 운영 극장 설립 : 독립영화 전용관, 공동체 상영관 설립 및 운영 지원
◦ 극장 운영 지원 : 예를 들어, 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
◦ P&A 지원 : 작품별 마케팅 지원

(2) 비극장 상영
◦ 극장 대관 지원 : 상영 공간 대관 및 장비 대여를 하거나 대관 및 대여비 지원
◦ P&A 지원 : 홍보 지원
◦ 상영 활동가 지원 : 교육 및 네트워크화 지원
◦ 프로그램 지원 :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3) DVD/VHS
◦ 공공 구매 및 배급 : 직접 구매, 혹은 공공적 판매 환경 조성
◦ 독립영화 총판 지원 : 독립영화 배급 지원센터 등
◦ 독립영화 DVD 제작배급 지원 사업 : 번역 및 마케팅 지원 추가

(4) 방송
◦ 지상파 방송 : 편성권 확대, 독립채널 내 지분 보장
◦ 케이블/위성 방송 : 편성권 확대, 마켓 조성, 독자적 PP 설립 지원
◦ 퍼블릭 액세스 : 액세스 채널에 대한 지원 확대

(5) 인터넷
◦ 독립영화 포털 사이트 설치 및 운영 지원 

(6) 기타 뉴미디어 : DMB, IPTV, WiBro 등
◦ 편성 확보, 독립 채널 확보, 퍼블릭 액세스 확보

(7) 해외 배급
◦ 해외 마켓 참여 지원
◦ 영화 번역 지원
◦ 국제 교류 지원

★ 독립영화 배급사 지원
◦ 독립영화 여러 창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배급을 위한 배급사 직접 지원


❑ 독립영화 창구별 배급 전략

독립영화 배급 전략은 단순한 이익 창출이 아니라, 비용 회수와 이익 창출, 그리고 관객 확대,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구성, 소수 문화 커뮤니티 및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하므로, 개별 창구에 일임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창구와 함께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기본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

(1) 극장 상영
◦ 극장 및 공동체 상영 운동의 전략이 요구하는 것들을 담아내어 P&A 전략을 구성한다.

(2) 비극장 상영
◦ 공동체 상영 운동의 전략이 요구하는 것을 담아내어 P&A 전략을 구성한다.

(3) DVD/VHS
◦ 공공 배급의 경우, DVD/VHS 활용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부가 영상물/책자을 통해 주제나 소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 독립영화 포털 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등과 연계하는 피드백 구조를 형성한다.

(4) 방송
◦ 일단, 편성권 확대나 독립적 채널/PP의 확보가 우선이다.
◦ 퍼블릭 액세스의 경우 적극적인 방영이나, 작품을 재가공하여 소개하는 전략들을 수립한다.
◦ 지역 지상파 TV, 지역 SO 개입 방안을 만든다.

(5) 인터넷
◦ 제작자를 위한 제작-배급 정보 제공
◦ 수용자를 위한 상영-상영정보-판매-판매정보-데이터베이스 제공
◦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유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
◦ 국제 교류 및 해외 소개를 위한 정보 제공
등, 각각의 기능들을 포괄하는 전략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6) 기타 뉴미디어 : DMB, IPTV, WiBro 등
◦ 일단, 편성권 확대나 액세스 확보 방안이 절실하다.

(7) 해외 배급
◦ 국가 간 교류를 통한 상호 교류 사업을 추진한다.
◦ 다양한 시장이 형성된 국가/지역에 한해 적극적으로 판매를 위한 교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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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오늘 발표할 이 오픈 토크 발제글을 쓰기 위해,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북을 뒤적이다가 문득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개월 전 과거 여당이었던 어느 당의 한 국회의원은 이른바 ‘예술영화관’이 많이 만들어져도 공급할 콘텐츠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다양한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독립)영화인들의 노력과, 이러한 노력의 요구에 따른 제작지원 정책 등으로 인해 상당한 수의 저예산/독립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만 하더라도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과 [HD영화 특별전]에는 개막작품인 <오프로드>를 포함해 거의 15편에 이르는 저예산/독립영화들이 상영이 됩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된 작품들의 전부가 아니므로, 2006년 하반기에 열렸던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의 상영작들에다 전주국제영화제 이후 개최될 인디포럼2007에 상영될 작품들을 고려해 보면 작년 하반기 이후 만들어진 저예산/독립영화만 해도 20~25편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개봉한 몇 편의 영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화들이 2007년 개봉 상영을 준비하겠지요.

그러나 앞서 언급한 최근작들만 2007년 개봉 상영을 준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2006년 상반기 이전에 제작되었던 많은 영화들도 개봉을 하지 못해 올해 개봉을 추진하고 있으며, 훨씬 이전에 제작된 영화의 경우에도 여전히 개봉 상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저예산/독립영화가 겨냥하는 시장을 통해 공개되어지는 영화들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인정을 받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케이블/위성 방송 PP들이 제작하는 저예산영화도 있으며, 새롭게 영화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선보이는 저예산 프로젝트들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경우들을 통해 제작되어질 작품들을 추정해 보면, 꽤나 상당한 숫자의 영화가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을 두고 경쟁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 제작 증가에 대한 불안

다양한 영화가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지원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독립영화 진영의 활동가가 ‘영화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닌가? 그게 무슨 문제인가?’라고 반문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요. 물론 자본이 허락하지 않는 다양한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늘어나는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들의 제작 편수를 감당할 만큼 상영관들이 안정적으로 보장될 것인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제작 편수의 증가만큼 관객이 증가할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영화가 만들어져도 영화를 상영할 극장이 없다면, 관객들을 만날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겠지요. 이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러나 상영을 한다고 해서 매번 일정한 관객 수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어렵사리 개봉을 해도, 많은 관객들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냥 개봉 자체가 의의가 되고 마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여러 부정적인 결과를 연쇄적으로 낳습니다. 극장 수익이 적을뿐더러, 관객이 많이 들지 않은 영화는 이른바 부가판권(DVD 판권, TV 방영권 등)도 팔리지 않습니다.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지요.

이것보다 더 부정적인 것은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영화가 한 편, 두 편 쌓여가면서 이 부류의 영화들에 대해 ‘재미가 없다’라는 등의 부정적 인식이 두껍게 쌓여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들은 안정적으로 저예산/독립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애당초 만들지 못하게 합니다. 늘어나는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지 못하면 자연스레 경제적으로는 공황을 맞게 됩니다. 2006년 한국영화제작산업의 수익률 악화는 바로 ‘과잉공급’ 때문이었습니다. 여태껏 수익률이라는 고민을 시작도 해보지 못한 저예산/독립영화 제작에 있어서 일정한 규모를 갖춘 영화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영화의 순환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이지요.

다행히 오늘 오픈 토크에서 다루는 것처럼 2006년 다큐멘터리영화 <사이에서>, <비상>과 독립장편영화 <후회하지 않아> 등의 영화가 시장에서 일정한 규모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고, 적은 숫자이지만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에 꽤나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문제는 이런 몇 편의 성공 케이스들을 어떻게 더 많은 영화에게로 확대하느냐가 되어야 합니다. 몇 편의 성공 케이스를 통해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 연착륙을 위한 조건들을 찾아보자는 것이 바로 이 오픈 토크의 목적이니까요. 하지만 2007년 한국의 영화 시장은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에 비해 닥쳐온 위기 상황이 너무 압도적으로 보입니다. 2007년 이후 다가올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좀 더 뒤에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먼저 어떻게 해야 2006년의 성공 사례들을 보다 많은 영화들에게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 연착륙을 위한 필요조건들 1
 : 보다 다양한 상영 공간

오늘 처음 들으시는 분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 연착륙을 위해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이 영화들을 상영할 보다 다양한 공간(영화관 등)과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영화 스크린이 1800개나 된다는데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것이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1800개라는 스크린 수 때문에 영화관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사실 스크린 수는 영화관의 수와는 다른 것입니다. 과거보다 스크린 수는 늘었지만, 영화관 수는 줄었다고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표현입니다. 과거보다 늘어난 스크린 수와 줄어든 영화관 수는 하나의 영화관에 많은 스크린이 있는 멀티플렉스가 늘어났다는 말이자, 과거 대표적인 영화관 형태였던 단관 극장들이 대거 문을 닫았다는 말입니다. 흔한 표현으로 멀티플렉스가 대한민국 영화 상영환경의 주류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천영세 의원의 법안처럼 1800개나 되는 멀티플렉스 내에 일정한 수만큼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스크린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06년 저예산/독립영화의 성공 뒤에는 CGV 인디영화관이 존재했고, 이를 미뤄보건데 멀티플렉스 스크린은 새로운 관객들을 만들어내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CGV 인디영화관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최근에는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특화된 기획이나 스크린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 전국 10개 스크린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멀티플렉스 내에 일정한 수의 스크린을 확보한다면, 상영할 공간과 기회를 갖지 못한 영화들에게 일정하게 기회가 열리겠지요.

하지만, 멀티플렉스 스크린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못합니다. 그것은 멀티플렉스라는 극장의 특성 때문입니다. 멀티플렉스는 애초부터 ‘유연화된 상영환경’을 위해 고안된 영화관입니다. 여기서 말한 ‘유연화된 상영환경/상영의 유연성 확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차상영, 조기 종영 등은 바로 상영환경이 유연화 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단관 극장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유연화된 상영은 멀티플렉스에게는 보다 강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저예산/독립영화의 경우 유연화된 상영보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상영이 보다 적합하기 때문에 멀티플렉스 이외의 영화 상영 공간이 다양하게, 더 많이 필요합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저예산/독립영화의 상영에 최적회된 혹은 특성화된 상영 공간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 연착륙을 위한 필요조건들 2
 : 전문화된 배급/마케팅 인력

상영공간이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습니다. 영화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이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급하고, 관객들에게 소개할 주체/인력들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과 마케팅은 주류 영화산업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주류 영화의 배급과 마케팅 방식은 시쳇말로 물량공세였습니다. 저예산/독립영화 몇 편의 제작비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하며, 영화를 알리고 공급합니다. 당연히 저예산/독립영화는 이 방법을 따라할 수 없습니다. 제작비 두 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도 별로 티가 나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투입할 돈도 없겠지만요) 다른 방식의 배급과 마케팅이 필요할 텐데, 이런 다른 방식의 배급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력이 그다지 흔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독립영화 배급사에서 한분이 나와 계시지만, 사실 한국에 전문적인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사는 매우 귀합니다. 제작되는 편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입니다. 게다가 풍부한 경험이 쌓여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합니다.

영화를 만들어서 공급하고 알리려면 이런 인력들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텐데, 이런 구조를 만들어내진 못했습니다. 앞으로 만들어가야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인력들조차 쉽게, 지원 없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허약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다행히 공공적인 마케팅 지원 사업이 있어, 최소한이나마 지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저예산/독립영화의 안정적인 배급을 위해서는 배급 주체를 보다 직접적으로 지원해야할 필요도 있습니다.

배급 주체를 직접적으로 지원해야할 이유는 주류영화와는 다른 배급과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1~2년간 매체들을 통해 거대 배급사, 거대 메이저, 수직계열화의 문제 등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과거보다 지금은 배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배급은 단순히 영화를 소매업에게 연결시켜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역할은 영화의 성공적인 자금조달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배급은 규모와 라인업의 싸움입니다. 영화 한 편, 한 편의 배급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단화된 배급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배급할 영화의 규모, 마케팅에 투입할 예산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한 편의 영화보다는 보다 많은 수의 영화도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수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때 배급 주체는 상영 주체에 대해 상당한 교섭력을 가질 수 있으며, 배급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교섭력을 가진, 차별화된 배급과 마케팅의 전문성을 가진 주체들이 있어야 배급이 활성화되고, 덩달아 상영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주체들은 보다 독립적인 주체들이 되어야 합니다. 기존 메이저 배급사가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아>와 <사이에서>를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 같은 저예산/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진 메이저 배급사가 배급을 하면 보다 힘 있게 배급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워너인디펜던트, 폭스서치라이트, 소니클래식스 같은 메이저의 인디배급 레이블을 통해 배급되고 있으므로 한국에서도 ‘CJ-인디펜던트’, ‘인디-쇼박스’, ‘롯데 클래식-시네마’ 같은 메이저 배급사의 인디펜던트 레이블을 만들어서 저예산/독립영화 배급을 확대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메이저 배급사의 경우, 정말 다양한 영화를 배급하기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 메이저 배급사가 인디펜던트 배급 레이블을 인수 합병한 이후 반사회적으로 보이는 영화의 배급을 거절한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메이저 배급사의 인디펜던트 레이블이 다루는 영화의 성격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메이저 이외의 배급 주체가 없다면, 메이저 배급사가 선택하지 않는 영화들은 배급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메이저 배급사의 인디펜던트 레이블이 선택할 것 같은 영화만 만드는 왜곡된 제작 경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다 다양한 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위해서는 독립적인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 주체를 다양하게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시장 연착륙을 위한 필요조건들 3
 : 영화 자체의 경쟁력

그리고 관객들을 끌어올 수 있는, 주류 영화들의 경쟁에서 차별화되어 경쟁할 수 있는 영화들을 만들어야 하겠지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여 일단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관객들에게 소구가 분명한 콘셉트의 영화만을 강조해서는 곤란하겠지요.


그렇다면,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은 활성화될까?
 : 2006년 이후의 상황

다양한 상영 공간, 전문화되고 독립된 배급/마케팅 주체, 그리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영화만 준비가 되면,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 배급은 활성화되고, 행복해 질 수 있을까요? 뭐 물론 그렇겠지요. 하지만 2006년 이후 변화된 영화 환경은 이런 조건들을 일부 갖춘다고 해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 배급과 상영에는 한국 주류영화 외의 강력한 경쟁자가 있습니다. 이른바 외국산 예술영화와 인디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입니다. 각종 국제영화제의 수상작들, 외국의 유명한 감독들의 신작들, 그리고 소위 일본 인디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이 바로 한국산 저예산영화/독립영화가 시장을 두고 경쟁해야할 대상들입니다.

‘아니, 왜 경쟁을 해야 해? 공생을 해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역시 계시겠지요. 맞습니다. 경쟁보다는 공생을 해야겠지요. 공생이 아니라 서로 상생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 게다가 신자유주의 아래의 시장 상황, 그리고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 상영 구조가 구축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상생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먼저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는 외국산 예술영화, 인디영화에 비해 경쟁력이 매우 낮습니다. 흔히 일본 인디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의 제작비는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제작비보다 높습니다. 일본의 인디영화는 한국의 독립영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영화입니다. 일본에서 인디펜던트는 도호, 도에이, 쇼치쿠 같은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하지 않는 영화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한국의 독립영화 정도의 영화라면 자주영화라고 부릅니다. (물론 자주영화도 영역하면 인디펜던트 시네마이긴 합니다.) 일본 인디영화의 제작비는 (정확한 통계치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 1~2억 엔을 상회합니다. 한국에 수입되는 인디영화라 부르는 영화들의 제작비는 2억 엔을 초과할 것이라고 추측합니다만, 1억 엔이라고 해도 원화로 환산하면, 7억8천만 원이 넘습니다. 뭐 물론 물가도 계산을 해봐야겠습니다만, 몇 천만 원도 어렵게 마련하는 한국산 독립영화와 5억 원을 넘기지 못하는 한국산 저예산영화와 비교하면 매우 큰 예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미국 인디영화도 마찬가지지요. 500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를 들인 인디영화라고 하면, 46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셈입니다. 뭐 한국 주류영화의 제작비보다 많은 것이죠.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는 바로 이런 영화들이랑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입되는 외국영화들 중 호락호락한 영화도 있겠지만, 성공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감독 등이 쟁쟁한 영화들입니다. 같은 인디펜던트라고 해도 짐 자무시 감독과 안슬기 감독은 매우 다르지요.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자는 바로 이런 영화들입니다. 이런 영화들이 최대 2억 원, 최소 1천만 원을 주고 수입되어 들어옵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보다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자랑하는 영화들이지요.

2006년부터 이런 외국산 예술영화와 인디영화의 수입이 보다 확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 영화의 경우 예년에 비해 몇 배는 될 만큼 수입이 되고 있고, 외국산 예술영화의 경우도 수입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제작편수는 증가하는데, 별로 늘어나지 않는 상영관을 두고 늘어난 외국산 예술영화/인디영화와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해, 상영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하는 것입니다.

사실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경쟁이기도 합니다. 한국산 주류영화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든, 유럽산, 일본산 블록버스터든 간에는 명분싸움이라도 하겠지만, 외국산 예술영화나 인디영화랑 시장을 두고 경쟁한다면, 그런 명분을 내세우기가 민망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연대를 해야겠지만, 상생을 해야겠지만 제한된 기회와 재화는 자연스레 경쟁을 유발합니다. 그나마 스크린쿼터제가 146일이 있었던 시절이라면, 제도적으로 일정한 상영 기회가 보장될 수 있을 텐데, 한미FTA 협상을 위해 이마저도 줄어들어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는 든든한 제도적 장치의 혜택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 2006년 이후 변화된 상영 제도의 문제들을 더불어 고민해야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 상영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보다 제대로 토론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쩌면 영화관 이외의 다른 배급 창구를 시급하게 개발하여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나마도 이미 죽어버린 DVD 시장도 아쉽고, 저예산/독립영화를 외면하는 지상파 방송, 케이블/위성 방송도 야속해 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비극장, DVD, 온라인, 지상파 방송, 케이블/위성 방송, 그리고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뉴미디어와 관련된 고민들까지 함께 해야만, 한국산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보다 진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에는 상영 시장에만 얽매이지 않는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토론하기를 기대합니다.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 인더스트리 컨퍼런스 오픈 토크 : 한국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과 개봉

매년 다양한 지원 제도 등에 의해 많은 저예산/독립영화들이 제작되지만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영화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한 해 동안 <내 청춘에게 고함>(2006), <사이에서>(2006), <비상〉 (2006), <후회하지 않아>(2006), <여름이 가기 전에>(2005), <포도나무를 베어라>(2006) 등이 개봉되어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오픈 토크에서는 이 영화들의 흥행성적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한국 저예산/독립영화 시장의 현재를 살펴보고 더 많은 저예산/독립영화가 극장 개봉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일시 2007.5.1(화) 16:00
장소 메가박스8관
참가 곽용수(인디스토리 대표), 김보연(영화진흥위원회 국내진흥2팀 아트플러스 담당), 민병훈(감독),
       원승환(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조홍석(프로그램팀 인디영화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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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
<우리학교> 예고편
개봉관/공동체상영안내
다큐멘터리 <우리학교> 전국 공동체상영위원회를 제안합니다!


3월 29일 전국에서 대개봉(!) 하는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의 예고편이 공개되었네요.

<우리학교>를 두고 2006년 소규모 개봉으로 극장에서 의미있는 수의 관객을 만났던 다큐멘터리 영화들 <사이에서>, <비상>의 뒤를 잇는 다큐멘터리 기대작이라거나, <사이에서>, <비상>, <후회하지 않아>를 잇는 한국독립장편영화의 기대작이라거는 식의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돌아다녔지만, 정말 진심으로 이 영화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한국 장편독립영화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신기원을 또 한번 개척해 내길 바라지만, 농담삼아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기록을 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이 되찾아오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일본 조선학교의 아이들을, 조선학교를, 그리고 한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일본의 우리 아이들을 다시 생각하고,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일본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재일조선인 단체에 대한 부당한 조사와 압수수색, 그리고 폭력과 차별에 대한 한국 내의 관심이 커져 잘못된 차별이 시정되도록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학교>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인천, 부산, 대전, 광주, 대구, 전주 등의 극장 상영이 확정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극장 상영이 진행되지 않는 지역의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학교> 전국공동체상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전국 10개의 공동체상영위원회가 구성되어 상영 활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더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우리학교>의 극장 상영, 공동체 상영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우리학교>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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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ドキュメンタリー映画「ウリハッキョ」IN ソウル

    Tracked from SONNYのひとりごと―Monolog 2007/05/01 01:31 Delete

    韓国のソウルでウリハッキョという映画を見た。韓国人の映画監督キム・ミョンジュン氏が北海道の朝鮮学校を3年間取材して作ったドキュメンタリー映画だ。 舞台は北海道朝鮮初中高級学校 北海道朝鮮初中高級学校は、日本学校で言えば小学校から高校までの一貫教育を実施して...

  2. 映画「ウリハッキョ」の話

    Tracked from キム・ハノのブログ &quot;KIM HANO&#39;s BLOG&quot; 2007/05/01 01:46 Delete

    今日はメロンを持っていったが、そのときに映画のチラシも持っていった。その映画とは、「ウリハッキョ」という。意味は「私たちの学校」。これは北海道の朝鮮学校に韓国の映画監督が入り込み、生徒たちと先生たちの姿を撮った物だ。 今韓国で流行っている。 僕は先日ソウ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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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독립영화, 완성 후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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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독립영화의 화두 중 하나는 “제작한 영화를 어떻게 상영할 것인가”였다. 어렵사리 영화를 제작해도 영화제 상영 등을 제외하고는 상영될 기회가 없는 것이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된 장편독립영화의 경우에 이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 어렵게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영화 제작의 의미까지 퇴색되게 만드는 일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개봉 후 발생하는 수익을 전제로 제작비를 대출받아 영화를 만든 경우에는 영화의 의미의 퇴색을 고민하기 이전에 대출이자와 원금 상환이라는 예상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영화만 좋으면 개봉되어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으리라는 순진한 믿음에 의해 의욕적으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순진한 사람에게까지 기회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전국에 스크린이 1,600개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상영할 하나의 스크린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영화 상영 시장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거쳐 과점 형태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몇몇 메이저 배급사는 멀티플렉스 체인과 수직계열화 되어 있으며, 이 결과 상영 시장은 몇 편의 영화가 전체 시장을 독식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점화된 몇 편의 영화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뿐, 다양한 상영의 기회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힘없는 자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시장에서 소외될 뿐이다. 장편독립영화는 극장 상영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다.

홍보/마케팅, 또 하나의 시장 진입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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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상영할 스크린을 확보한다고 해서 상영을 위한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극장 상영을 위해서는 영화 상영 일정과 상영 극장을 관객들에게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흔히 홍보/마케팅이라고 부르는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홍보/마케팅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많은 관객들이 영화의 개봉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이고, 그럴 경우 관객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극장 측에서도 적극적인 홍보를 요구한다. 홍보/마케팅비용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기 위한 필수 조건 것이다. (영화 산업에서 영화의 제작비를 실제 영화의 제작에 들어가는 순수 제작비만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마케팅 비용을 포함해서 계산하여 총제작비라는 형태로 계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필수 조건은 독립영화 극장 상영을 제약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된다. 제작비조차 어렵게 조달하는 현재 독립영화 현실에서 홍보/마케팅을 위한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조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게 홍보/마케팅은 익숙한 것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은 애초에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랬다가 막상 극장 상영을 하려고 할 때 해결하지 못하는 장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누군가 극장 상영을 위해 이 비용을 대신 지불해 준다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경우는 이 비용을 조달하지 못해 극장에서의 상영을 포기하게 된다.

그래도 상영해야 한다면 순제작비를 낮추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과연 장편독립영화의 제작 현실에서 더 줄일 제작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제작비를 낮추더라도 홍보/마케팅비용이 추가한다면 영화의 총제작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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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안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매우 신선한 방법을 찾는 적극적 방식의 해결책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를 만드는 대신 무료로 제공되는 인터넷 카페를 활용하고, 광고를 하는 대신 열심히 매체에 보도 자료를 보내 언론 보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영화를 알리기보다는 상영하려는 영화에 가장 적합한 대상 관객들을 설정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홍보하는 그런 방법 말이다. 과연 지금 시장에서 이런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성공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영화에 따라서 많은 언론들이 영화를 지지해 줄 수도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작품을 홍보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영화에게 이런 혜택이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방식이 쉽지 않은 보다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상영 시장에서 홍보/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점이다. 영화 산업에서 홍보/마케팅의 강화를 통한 판매촉진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더 많은 입장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객이 필요하고 더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이고 거대한 마케팅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
리고 이런 마케팅이 경쟁하면서 2005년 우리나라 영화의 홍보마케팅 비용은 평균 30억 2천만원인 순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평균 15억 7천만원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총제작비 45억 9천만원 중 1/3이 홍보/마케팅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잉 홍보/마케팅의 상황 속에서 작고 효율적인 홍보/마케팅이나 입소문에 의한 홍보/마케팅의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아무리 열심히 홍보해도 상영하는 영화의 존재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편독립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모험이 되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을 하거나, 아니면 극장 상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상영의 기회를 만들어내거나, 그도저도 아니면 상영을 깨끗하게 포기하거는 것이다.

비극장 상영, 장편독립영화의 다른 상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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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보다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며 모험을 하지 않고도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바로 비극장(Non-Theatrical) 상영 방식인데, 상업적인 영화관이 아닌 비상업적인 공간들, 예를 들어 박물관, 도서관, 대학 등 교육기관, 아트센터, 지역 공동체, 공공기관 등에서 상영하는 것이다.

이 비극장 상영을 단순히 극장이 아닌 곳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이와 달리 극장 상영과 다른 의미를 가진 상영 방식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극장 상영이 구민회관에서 이미 개봉한 영화를 재상영하는 것이나 이런 유사한 형태의 상영 외에는 적극적으로 시도되지 않았지만, 해외의 경우에는 비극장 상영이 영화의 상영/배급을 위한 주요한 방식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2004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송환>의 경우 비극장 상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극장에서의 관객인 2만5천여명에 육박하는 2만여명의 관객을 비극장 상영 방식으로 모아내었다. 이 사례는 상업적 상영 시장을 통하지 않고도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되었으며, 2005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안녕, 사요나라> 역시 극장 개봉 이후 비극장 상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1만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보기도 했다.

물론 모든 장편독립영화에게 비극장 상영 방식이 적절한 상영방식이 될 수는 없다. <송환>의 경우 독립영화계의 대표적 감독인 김동원 감독의 작품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개봉 당시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많은 언론들의 지원을 받았기에 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던 요인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례가 완전히 예외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작품에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는 적절한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의미 있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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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6명의 독립영화감독과 미디어활동가가 함께 만든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영화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제작에서부터 어떻게 관객들을 만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 속에 진행된 기획이였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 대한 독립영화인들의 발언이 필요하다는 한 독립영화 감독(<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프로듀서인 이마리오 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기획의 목표는 당연히 영화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었다.

제작 완료 시점에 맞춰 작품을 소개하는 예고편을 온라인에 띄우면서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전국적인 순회 상영을 제안하고 비극장 상영을 진행했다. 5월 15일경부터 시작된 전국 집중 순회 상영은 6월 말까지 서울독립영화제 순회 상영을 통한 상영을 포함하여 35여개의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한 달 정도의 기간 내에 35여개 지역의 상영이 진행된 것은 거의 1일 1회 꼴로 상영이 진행된 것인데,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가 이렇게 상영될 수 있었던 것은 제작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배급과 상영에 대한 고민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세 가지의 상영 원칙과 두 가지의 상영지원 원칙, 그리고 한 가지의 상영회 기획 제안을 정리하여 상영을 원하는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상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상영 형태 및 상영 지원 내용, 그리고 상영회 기획 제안 내용

    ● <상영형태>는 동시다발적인 지역순회 상영회입니다.
    ● <서울 상영회>(5월 15일 8시, 미디액트)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해 가는 방식으로 추
진할
       계획입니다.
    ● <작품의 상영료>는 지역의 여건과 현실에 맞게 자율적으로 지역에서 결정합니다. 상영료는
 대추리
       투쟁기금과 차기 프로젝트의 기금으로 사용됩니다.
    ● <작품상영 포맷>은 지역의 현실에 맞게 지원합니다.
    ● <작품의 포스터>를 지원해드립니다.
    ● 상영회 행사와 연계한 다양한 강연회를 기획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1차로 6월 10일까지 예정된 전국 집중순회 상영 이후에는 RTV를 통한 방영과 민중언론 참세상을 통한 온라인 상영을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DVD를 제작하여 배급하는 것이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이후 배급 계획이었다.

RTV 방영은 5월 30일, 6월 2일, 6월 3일까지 3회 방영되었고, 온라인 상영은 5월 19일 온라인 상영을 함께 하기로 한 민중언론 참세상에서 상영을 진행하기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후 홈페이지 제작과 함께 준비되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상영보다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영화 다운로드 배급이 제안되었다. 110분에 달하는 영화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상영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다운로드 배급이 제안된 것이다.

다운로드 배급은 웹이 다양한 정보가 소통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기에 이 공간을 단순히 무료 상영의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배급을 하는 미디어로 활용할 필요가 있고, 이런 정보 공유의 방식이야말로 영화가 제안하고 있는 연대 행동을 웹에서 가장 잘 구현하는 배급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게 하는 동인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다운로드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진 않았다. 다운로드 배급은 전국 집중 순회 상영 이후 보다 자율적이고 다양한 방식의 상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제안되었고, 다운로드를 받는 사람들은 혼자만 볼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소규모 상영회를 꾸려 함께 영화를 볼 것을 전제로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온라인 상영과 함께 진행되었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다운로드 원칙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참여 제작자들은 좀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민중언론 참세상
을 통해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제작의도를 더욱 살리기 위해 결정한 내용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디고 가고 있는지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공유와 활용을 부탁드리며 아울러 아래의 원칙을 지켜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1)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를 다운로드해서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개인적인 파일로만 보관하지 마시고 작은 상영회라도 조직해서 함께 관람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학교 선생님, 노조 활동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미디어운동 활동가, 독립영화 상영추진 단위 활동가들에게 강추합니다!)
    2) 다운로드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떤 목적으로 누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를 활용하고자 하는지 게시판에 올려주십시오.
    3) 다운로드를 통해 상영회를 추진한 사람들은 그 결과를 게시판에 공유해주십시오.
    4) 사적인 영리를 위한 상영이나 재가공 되어서는 안 되며, 공공적인 이용으로만 상영되어야 합니다.
    5) 작은 상영회라도 작품의 취지나 의도를 제대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6월 1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상영과 다운로드가 시작되었으며, 각종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온라인 상영 소식과 다운로드 서비스 소식이 전해지면서 7월 초까지 900여회나 다운로드 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 진행 중인 DVD 제작이 완료되고 DVD 배급 원칙이 확정되고 배급되면 일단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배급 실험은 일단락될 예정이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배급 실험의 의의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배급은 비극장 상영을 극장 상영에 부가되는 배급 형태가 아니라 배급의 주된 상영 방식으로 인식하고 전국적으로 진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적극적으로 상영회 진행을 유도하는 상영 원칙은 입소문을 통한 다발적 상영을 가능하게 했고, 많은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독립영화 상영회를 꾸려내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것은 영화를 보는 행위가 ‘주어진 극장 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된 상황 내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 행위’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영화를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상영 기회를 만들어내는 적극적 행위’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영화 관람을 단순한 소비 행동이 아니라 공동체의 문화적 경험으로 전화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극적 다운로드 배급의 채택을 통해 공유와 공개라는 웹의 기본적 철학을 제대로 반영해 내었고, 기존의 영화 배급이 강요하는 저작권 강화 시도에 최소한의 균열을 내었다는 점 역시 의미있는 성과이다.

이와 함께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많은 과제도 함께 주고 있다. 전국 집중 상영을 통해 새롭게 얻어진 성과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네트워킹 해 낼 것인지와, 웹을 통한 배급의 가능성을 어떻게 확대하고 안정적으로 구현해 낼 것인지는 지속적 토론을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제작비용을 회수해야 하는 장편독립영화에게 비극장 상영과 웹 배급이 어떻게 의미 있는 배급 방식이 될 수 있을지 역시 과제로 남아있다. 그렇다고 아쉬워하실 필요는 아직 없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배급은 극장만이 영화 상영의 전부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의미있게 증명했고, 온라인 상영만이 아닌 웹 배급의 가능성을 강하게 실험해 내었기 때문이다.

극장 상영과 비극장 상영, 그리고 웹을 통한 배급과 DVD를 통한 배급 등 접근해야 하고 접근 가능한 많은 방법들이 있다. 독립영화의 보다 분명한 배급은 이 방법들과 가능성들을 어떻게 묶어내느냐에 따라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온라인 관람과 다운로드를 위한 홈페이지
       http://www.newscham.net/Furnaces/intro.html  

○ 원고 게재 :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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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 [SBS 8뉴스]를 틀어놓고 딴 짓을 하다가 흘러나오는 뉴스에 시선을 뺏기고 말았다. “작은 영화 파격 개봉”이라는 헤드라인의 뉴스는 5월 11일 개봉하는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버블 Bubble>이 국내 최초로 케이블 TV, 인터넷 VOD 서비스로 동시에 개봉되며 DVD도 같은 날 발매’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기자는 영화 <버블>뿐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3인3색>도 영화제 상영과 함께 온라인 상영을 선보였고, HD로 제작하는 공포 옴니버스 영화 <어느날 갑자기>도 7~8월 극장 개봉과 함께 지상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급 방식이 ‘대규모 극장 개봉이 어려운 저예산 예술영화를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극장에만 의존하는 수익 창출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대형 상업영화들 사이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작은 영화들의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며 멘트를 마무리했다.

이 뉴스를 접하기 전 이미 영화 <버블>이 미국에서 파격적인 배급 전략을 구사해 논란이 되었다는 사실과, 국내 배급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소식 역시 다른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단순히 필자가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일하면서 독립영화 배급을 오래 고민해 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런 뉴스가 방송사의 메인 뉴스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고, 뉴스가 <버블> 방식의 배급전략이 저예산영화/예술영화/독립영화의 대안적 배급방식이라고 단정하며 마무리되었기에 더욱 놀랐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버블>이 미국과 한국에서 어떻게 배급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되짚으며, 이 배급 전략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리하고자 한다. 정말 <버블>의 배급이 한국에서 작은 영화들의 생존 방식이 될 수 있을까? 차근차근 짚어 나가보자.

<버블>의 도발적(?) 배급 전략

<버블>의 배급 전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극장 상영과 TV 방영, 그리고 DVD 출시 판매를 (거의) 동시에 진행하는 것, 이것이 전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보면 약 16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버블>은 올해 1월 27일 32개 스크린에서 개봉되었고, 같은 날 밤 유료 케이블 TV에서 방영되었다. 그리고 나흘 뒤 DVD가 출시되었다. 구체적이라고 해봐야 간단한 것은 마찬가지다. 고작 160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간 저예산 영화가 32개 스크린에서 개봉되고 유료 케이블 TV에서 방영되고 DVD를 일찍 출시한 것일 뿐인데 왜들 그렇게 난리였던 것일까?


<버블>의 제작 및 배급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버블>, 혁명인가 반역인가 - 스티븐 소더버그의 배급 논란” (FILM2.0, 2006-03-23)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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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배급이 논란이 되었던 것은 시장 상황에 의해 ‘개봉되고, 방영되고, 출시된’ 것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를 의도적으로 깨기 위해 ‘개봉하고, 방영하고, 출시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버블>의 동시적 배급 전략은 할리우드를 유지시켜온 배급 시장의 질서에 균열을 내려는 것이었고, 단발적인 이벤트도 아니었다. 게다가 도전적 프로젝트를 맡아 영화를 연출한 사람은 시장에서 성공한 적이 없는 독립영화 감독이거나,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 아니었다. <버블>의 감독은 스티븐 소더버그였다. 그는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고, <에린 브로코비치>, <오션스 일레븐> 등을 성공적으로 흥행시킨 할리우드의 파워맨이었다. 소더버그가 참여했기 때문에 <버블>은 더더욱 할리우드가 경악할만한 사건이 된 것이다.

<버블>의 배급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비판받았다. 첫째는 홀드백 기간을 무시하는 배급 방식이 극장을 중심으로 한 상영 시장을 붕괴시키고 이를 통해 기존의 영화 배급 질서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상영 시장이 붕괴되면서 극장에서의 관람이라는 영화 고유의 관객 체험이 붕괴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주로 전자는 스튜디오와 상영업자들의 의견이었고, 후자는 동료 감독들의 의견이었다.

물론 모두가 비판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많은 평론가들은 미국의 독립영화들이 전국 동시 개봉을 하지 못하고 뉴욕이나 LA에서 제한적으로 상영한 후 케이블TV나 DVD 시장의 성공을 노리는 현실에서 <버블>과 같은 배급 실험은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되었다.
유명한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관객이 수백만 달러의 선전캠페인으로 극장에 떠밀려가는 시대에 큰 아이디어를 가진 작은 영화가 있다”며 자신의 영화평을 읽고도 극장에 가서 볼 만큼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다면, 적어도 케이블TV나 DVD로 관람할 사람들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트는 “바로 그것이 이런 영화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원리포트 - [뉴욕] 인디영화의 새로운 활로될까?” [씨네21, 2006-02-09]

<버블>의 배급 전략에 대한 부정적 긍정적 평가들을 중심으로 이 전략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버블>의 배급 전략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왜 <버블>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배급 전략을 택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버블>에 대한 부정적 의견 중 ‘극장에서의 관람이라는 고유의 영화 체험이 붕괴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글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앞의 [FILM2.0] 기사와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이종찬 문화평론가가 기고한 글에서는 <버블>이 극장에서의 관람을 ‘숭고하게 특수화’하는 근본주의적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라고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입장은 다양할 수밖에 없음은 둘째치더라도, 미국의 <버블>의 배급에서 극장 상영이 중요한 문제로 고려되었기 때문에 <버블>의 배급이 영화의 극장 상영에 특별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90년대 미국의 독립영화 시장 상황과 <버블> 배급 전략

90년대 이후 미국 영화 시장은 ‘규모의 경제’에 의한 재편이 가속화되었다. 블록버스터 배급 전략이 가장 주요한 배급 전략이 되었고, 이에 대응해 독립영화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를 갖춰야 했다 시쳇말로 몸집을 늘여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독립영화 배급사들은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회사가 되기도 했다. 반대로 메이저 스튜디오는 경쟁적으로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립영화 배급 역시 점차 메이저 스튜디오의 지배를 받게 되었는데, 선댄스 영화제 등을 통해 소개되는 많은 독립영화들이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회사로 설립된 배급사들을 통해 배급되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독립영화배급사가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회사가 된 대표적 사례는 뉴라인시네마와 미라맥스 사례다. 70년대 주로 대학과 필름 소사이어티에 컬트영화를 배급했던 뉴라인 시네마는 현재 AOL-타임워너의 자회사로 있고, 성인층을 공략하는 독특한 독립영화를 배급하던 미라맥스는 1993년 월트 디즈니의 자회사로 매각되었다. 이와 달리 20세기 폭스는 폭스서치라이트를, 소니는 소니클래식스를, 워너브러더스는 워너인디펜던트,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 클래식스를 설립해 저에산 독립영화를 배급하기 시작했다.

메이저 스튜디오와 관계없이 운영되는 독립영화 배급사들은 영화 한 편의 성공여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의 뒤바뀌는 상황을 맞았다. 규모의 경제를 따라 잡지 못한 독립영화 배급사는 문을 닫거나 인수되는 처지에 몰렸으며, 메이저 스튜디오의 규모에 대항할 여력이 남아있는 독립영화 배급사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 몸집을 불리는 것이 최근 미국 독립영화 시장의 현황이다.
 

99년 <블레어위치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이름을 날렸던 독립영화 배급사 아티잔 엔터테인먼트는 2003년 독립영화배급사인 라이온스 게이트에 인수 합병되었고, 2004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배급해 일거에 독립영화 배급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뉴마켓 필름은 2005년 타임-워너의 계열사인 뉴라인 시네마와 HBO에 공동 인수되었다.


몇몇 배급사가 사라지긴 했지만,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회사들이 독립영화를 지속적으로 배급하고, 규모를 키운 배급사 역시 적극적으로 독립영화 배급에 나서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독립영화 배급이 활성화되고 있어 보인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독립영화의 제작과 배급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메이저 스튜디오가 선호자지 않는 영화나, 표현이 과격한 영화, 선명한 이슈를 다루고 있지 않은 영화는 영화의 평가와 무관하게 배급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지난 98년, 토드 솔론즈의 <해피니스>를 배급하기로 계약했던 옥토버필름은 갑자기 영화의 배급을 포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포기의 이유는 모회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아버지가 아들의 남자친구를 성폭행하는 영화 내용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 배급포기를 종용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메이져 스튜디오의 자회사로 설립된 독립영화 배급사가 실제로 다양한 독립영화 배급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메이저 스튜디오의 자회사나 몸집을 불린 독립영화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영화를 배급하는 새로운 방법은 과연 없을까? <버블>의 배급 전략은 바로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가능태라는 의미를 가진다.

<버블>의 배급 전략을 비판했던 의견 중 기존의 영화 배급 시장 질서를 무너지게 하여 산업의 기반을 흔들리게 할 것이라는 메이저 스튜디오와 상영 업자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이들이 말하는 시장 질서는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고 관객을 만나는 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말하는 질서는 규모의 경제학으로 재편된 할리우드의 독과점적 시장 질서일 뿐이다. 독과점적 시장 질서에는 유감스럽게도 독립영화가 차지할 자리는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시장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영화들만이 제한적으로 초대될 뿐이다. 독과점적 시장 질서에 균열을 내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된다. 이윤 창출을 위해 구획되어진 기존 창구 전략을 따르기 보다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관객들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버블>의 전략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미가 미국 밖에서도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것은 <버블>의 배급 전략이 누구나 취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며, 더 중요하게는 <버블>의 배급도 (메이저 스튜디오 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수직계열화된 구조의 획득을 통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버블>의 도발적 배급, 어떻게 가능했을까?

불법 영화 파일의 피해 때문에 홀드백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영화 배급시장은 여전히 홀드백 기간이 철저하게 유지되고 있다. <버블>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 질서에 구애받지 않는 각각의 배급 창구들이 필요했지만, 기존 시장 내에서는 쉽게 파트너를 구할 수가 없었다. <버블>의 제작사가 선택한 방법은 간단하다. 각종 배급 창구의 역할을 할 회사들을 만들거나,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던 것이다.
<버블>의 제작과 배급을 가능하게 한 실질적인 모회사는 마크 큐번과 토드 와그너가 만든 2929 엔터테인먼트이다. 2929 엔터테인먼트는 본격적인 영화제작을 위해 2929 프로덕션과 HDNet 필름이라는 두 개의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고, 이 두 제작사에 만든 영화들의 배급을 위해 해외 배급/판매를 총괄하는 2929 인터내셔날을 추가로 설립했다. 그리고 미국 내 영화 배급을 위해 매그놀리아 픽쳐스 디스트리뷰션을 설립하고, 이 회사 내에 홈비디오와 DVD 배급을 위한 매그놀리아 홈 엔터테인먼트 부서를 추가했다. 배급하는 영화의 상영을 위해서는 극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극장 체인인 ‘랜드마크 극장’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하였고, 마지막으로 방송 배급을 위해 HD급 서비스를 하는 케이블 및 위성 TV 채널인 ‘HDNet’과 ‘HDNet 무비스 HDNet Movies’를 운영하는 ‘HDNet’ 을 설립했다.

이 회사들을 통해 “투자-제작-배급-극장-DVD-케이블/위성 방송”까지 포괄하는 광대한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졌고, <버블>은 이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통해 실험적으로 배급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런 거대한 수직계열화된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160만 달러로 제작된 <버블>이 도전적인 배급을 감행할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미국 시장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버블>의 배급은 배급 전략이 담고 있던 거창한 의미와는 다르게 메이저 스튜디오와 유사한 수직계열화 구조의 획득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략은 대안적이었으나 형식은 그다지 대안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막대한 돈이 없으면 불가능한 대안적 배급 실험이 과연 한국 내 독립영화 배급을 위한 희망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여기서 생기는 하나의 궁금증. <버블>의 사례가 저예산영화/독립영화의 생존 방식이라고 표현했던 (SBS를 포함한) 국내의 많은 기자들은 배급 실험을 가능하게 한 이런 구조에 대해 알고 기사를 작성한 것일까? 만약 그랬다면 한국 독립영화 혹은 저예산 영화의 생존은 거대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만들어야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버블>의 한국 내 배급 사례와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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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바꿔서 해보자. 수직계열화 없이는 다양한 창구의 동시 배급은 불가능할까?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버블>의 한국 개봉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버블>은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다양한 창구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전략으로 개봉되었다. 영화를 수입한 유레카 픽쳐스는 2929 엔터테인먼트처럼 회사를 설립하거나 사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창구의 동시 배급을 진행했다.

5월 11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봉된 <버블>은 같은 날 KD미디어를 통해 DVD가 출시되었으며, CJ미디어가 운영하는 유료 디지털 케이블 VOD(Video on Demand)/PPV(Pay-per-View) 채널 CGV CHOICE를 통해 방영되었다. 여기에 미국의 배급 사례에는 없었던 새로운 창구가 더해졌는데 온라인 VOD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서도 동시에 배급되었다. 온라인 VOD는 KTH가 운영하는 Paran VOD를 통해, 모바일 서비스는 SKT June과 KTF Fimm 그리고 KTF MultiPAC을 통해 배급되었다.

미국의 배급 사례를 벤치마킹한 국내의 배급 사례는 글의 처음에 언급한대로 꽤 많은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소규모 영화가 시장에서 소외되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은 물론이고 배급의 성과 역시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버블>의 국내 배급은 미국의 배급 상황과 많은 것이 유사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가장 다른 점은 모든 창구에서 한꺼번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영화 상영업자들이나 메이저 회사들은 전혀 견제하거나 비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첫 번째 가능성은 국내의 영화 시장이 미국만큼 산업적으로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비디오/DVD 시장은 이미 붕괴했기 때문에 상영 시장에 위협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케이블TV나 위성TV 시장은 아직 성숙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극장 이외의 창구에서 동시 개봉하는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가능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예상할 수 있는 두 번째 가능성은 <버블>이라는 영화가 일정한 화제임은 분명하지만 영화 한 편이 시장에 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며, 동시 개봉 전략을 펼친다고 해도, 지속성이 없는 이벤트일 뿐이기에 산업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진짜 이유가 전자이든 후자이든 둘 다 꽤 의미 있는 답변이 된다. 전자가 이유라면 <버블>의 동시 다발적 배급 전략은 국내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의 배급을 위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없음이 분명해 진다. 주류 영화사조차 현재 DVD 시장과 케이블TV/위성TV 시장을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이 시장은 비주류인 독립영화의 배급창구로서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붕괴되어 상업영화 조차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DVD 시장에서 독립영화의 수익 창출은 애초에 불가능할 것이며, 케이블TV/위성TV 시장이 미성숙한 상태라면 독립영화가 낄 자리가 아직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배급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후자가 이유라면 어떨까? 외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대답은 한국에서 진행된 <버블>의 배급이 그저 (대안적 실험으로 포장된) 미국발 화제에 근거한 이벤트일 뿐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독립영화의 동시다발적 배급을 위해 동참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고, <버블>보다 유명하지 않은 영화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배급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버블> 개봉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 걸까? 한국의 독립영화는 이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한국의 <버블> 배급 사례는 미국의 배급 사례만큼의 의미라도 가지고 있긴 한 것일까?

<버블>의 배급 전략, 새로운 도전? 거품?

늦었지만 <버블>의 미국 배급 사례가 국내에 소개되고, 한국의 개봉에 맞춰 기사화되면서 오해되고 과대포장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해야겠다. 

먼저 <버블>보다 훨씬 전 도전적인 배급 실험이 감행된 사례가 이미 국내에 존재한다. 2005년 4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진행된 [KBS 프리미어]가 바로 바로 그것이다. KBS는 ‘비할리우드 영화들이 영화관에서 홀대받아 제한적으로 상영되는 현실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KBS 프리미어]를 기획 진행했다. [KBS 프리미어]의 개봉 방식은 매주 토요일 KBS2TV [토요명화]를 통해 매주 한 편씩 영화를 방영하고, 같은 날부터 단성사에서 1주일간 동시에 개봉 상영하는 형태였다. <신부와 편견> 등 6편의 영화가 이런 실험적 방식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1주차 상영이 지난 4월 9일부터는 ‘SKT June’ 서비스를 통해 함께 개봉 상영이 진행되었, <신부와 편견>을 제외한 5편의 영화는 ‘극장개봉상영-지상파TV방영-모바일서비스’라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배급되기도 했다. <버블>의 배급 사례와 유사하지 않은가?

<슈팅 라이크 베컴>을 만들었던 거린더 차다 감독의 <신부와 편견>,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머시니스트>, <야수의 날>, <커먼 웰스> 등을 만든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작품으로 스페인에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도 성공한 블랙 코미디 <퍼펙트 크라임>, 200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덴마크 영화 <브라더스>, 벨기에의 국민 배우 얀 데 클레어가 열연한 형사 스릴러이자 벨기에 개봉당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알츠하이머 케이스>, 2005년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노르웨이 영화 <하와이 오슬로> 등 6편이 [KBS 프리미어] 프로젝트를 통해 배급/상영되었으며, 이중 <신부와 편견>을 제외한 5편이 SKT June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로 상영되었다. 그리고 2005년, 6작품 모두가 스타맥스를 통해 DVD로 출시되었다.


무엇보다 <버블>의 미국 배급에서 선택한 동시다발 배급 전략은 홀드백 기간이 지켜지는 미국에서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겠지만, 홀드백 기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국에서는 그다지 의미있 는 시도가 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버블>이 미국 배급 당시 전략적으로 시행한 극장 상영과 DVD 출시를 가급적 동시에 진행해 배급에 소모되는 비용을 줄이고 DVD 판매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방식은 이미 90년대부터 국내 비디오 시장에서 시도되어온 배급 방식과 유사한 배급 전략이었다. 90년대 비디오 시장이 여전히 활발할 당시 극장 상영과 비디오 출시를 가급적 붙여 배급에 소모되는 비용을 줄이고 비디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배급 전략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미개봉작 보다 극장 개봉작이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출시 1주일 전 극장 개봉을 진행하고 비디오를 판매한 사례부터, 극장 개봉에서 실패한 영화가 홍보비를 줄이고 비디오 시장에서 수익을 회수하기 위해 급하게 비디오 출시를 서두른 사례까지 <버블>처럼 세련되진 못했지만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비용 대비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려는 이런 시도는 분명 <버블>의 전략과 유사해 보인다.

독립영화 배급의 미래,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의 독립영화는 공적 지원 없이는 개봉 배급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2005년 개봉한 10편 가량의 독립영화는 대부분 영화진흥위원회의 마케팅/배급 지원을 통해 개봉되었다. 제작비도 간신히 마련하는 상황에서 영화의 배급을 위한 별도의 비용을 제작자가 마련하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개봉을 하더라도 제작비는 고사하고 배급을 위해 들이는 비용조차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배급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배급 방식이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현재 독립영화 배급이 처한 상황이다. 운 좋게 배급의 기회를 잡아 극장에서 개봉을 한다 해도 모든 작품이 DVD나 VHS로 출시되는 것도 아니다. 과거 홈비디오 시장이 정상적일 때에는 개봉을 하면 관례적으로 VHS로 출시되고 DVD로 제작되기도 했지만, 이젠 옛날일이 되어버렸다. 케이블 TV와 위성TV의 수많은 영화 채널들도 독립영화를 잘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

극장, DVD, 케이블TV/위성TV 등 각각의 창구에서 소외되는 독립영화가 배급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 최근 제작되어 배급되고 있는 독립영화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배급 사례를 참조해 볼 수 있겠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5월 18일부터 지금까지 극장 개봉이 아닌 비극장 상영 방식으로 전국에서 순회 상영되고 있으며, 6월 11일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배포와 상영을 위한 DVD 제작도 7월 완료를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영화시장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배급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의 배급은 …….  (계속)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영화 소개는 영화 홈페이지 참고. 작품의 무료 다운로드는 영화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홈페이지.


○ 원고 게재 : 레디앙 (2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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